행성과 달의 골짜기 지나 별빛 쏟아지는 우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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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자 신비로운 밤하늘이 펼쳐진다. 물결치는 오로라와 별빛, 전혀 다른 시공간에 들어선 듯 이채롭다.
별무리를 연상케 하는 반짝이는 조형물은 시시각각 변하는 색 조명을 반사해 몽환적이다.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 속, 익숙한 노랫말처럼 별빛이 내린다. 새 단장을 마치고 재개관한 별마로천문대를 찾았다.
우주 공간 들어선 듯··· 신비로운 밤하늘에 ‘눈길’
개관 20돌을 맞은 별마로천문대(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가 새롭게 변모했다.
천체 관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천체투영실과 천체관측실을 제외하고 싹 바꿨다.
지난 2001년 10월 문을 연 별마로천문대는 국내 대표적 별 관측 명소로 각광받으며 영월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라디오스타’의 촬영지도로 유명한데 지난 20년 간 이렇다 할 변화가 없어 시설은 낡고
천체 관측 프로그램 외에는 즐길 거리가 없다는 게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영월군은 3개월여에 걸친 리모델링을 추진, 지난해 12월 23일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했다.
별마로는 별과 정상이라는 의미의 ‘마루’, 여기에 한자 ‘고요할 로’를 합성한 것으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별마로천문대는 해발 799.8m 봉래산 정상에 자리 잡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밤하늘 아래 선 듯 어둡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밤하늘을 수놓는 오로라와 은하수의 물결.
‘녹스(Nox, 밤)의 물결’이라 이름 붙인 공간에선 여러 겹 겹쳐 설치된 홀로그램 스크린을 통해 신비로운 밤하늘 풍경이 펼쳐진다.
커다란 벽면과 바닥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의 제목은 ‘카오스(Chaos, 혼돈)의 틈’. 불가사의한 에너지의 수축과 팽창, 이완, 차원의
이동 등을 통해 우주의 탄생을 표현한 영상이 시선을 붙든다.
곳곳이 인생 샷 포인트, ‘인스타 성지’로 입소문
조명 하나도 천체를 모티프로 꾸몄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위로 태양계 행성을 닮은 조명이 매달렸다.
3층 계단 꼭대기에선 보름달 모양의 LED 조명이 빛을 발한다.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이어진 행성과 달의 골짜기다.
눈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천체가 펼쳐진다. 딱딱한 사무 공간을 연상케 했던 재개관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SNS에 게시하고 싶은, 소위 ‘인스타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이 많아 인생 샷 건질 수 있는 ‘인스타 성지’로 일찌감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백도환 영월군시설관리공단 천문운영팀장은 “시각적 요소에 중점을 둔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이 천문대에 들어선 순간부터
별, 달, 행성 등 천체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2층에 마련된 ‘에레보스(Erebos, 어둠)의 빛’은 무수한 별 한가운데 선 듯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짝이는 별무리를 닮은 조형물을 형형색색 LED 조명으로 비추고, 난반사된 빛은 다시 거울로 된 바닥과 벽면에 부딪히며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를 표현한다.
3층 ‘도로시(Dorothy, 신이 내린 선물)의 별’은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듯 떨어지는 별을 손으로 잡아 소원을 이룬다는 콘셉트로 꾸몄다.
하늘 가득 쏟아지는 별을 표현한 조형물 아래, 관람객이 다가가면 이를 감지해 종이별을 떨어뜨린다.
카페 공간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벽면엔 시시각각 변하는 성운, 성단, 은하를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액자가 걸렸다.
차 한 잔을 즐기며 창 너머 석양에 물드는 저녁놀과 영월읍 야경을 감상하기도 좋다.
산 정상서 별자리 관찰하고 영월읍 야경 한눈에
천체 관측 프로그램 이용 방법은 재개관 전과 동일하다. 홈페이지(www.yao.or.kr)에서 온라인 예매 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지하 천체투영실에서 돔 스크린에 펼쳐지는 가상 별자리를 관람하며 별자리에 관한 설명을 듣고 4층 천체관측실로 이동해
천체망원경으로 주간엔 태양, 야간엔 달과 별, 성운 등을 관측한다.
전체 프로그램 진행에는 약 1시간이 걸린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천체 관측이 어려운 날은 기초 천문학 강의로 대체된다.
프로그램은 하루 5회 정해진 시간<표 참고>에 진행되며, 관람객이 몰리는 주말과 연휴 등에는 운영 시간이 추가될 수 있다.
천체 관측 프로그램 이용료는 성인 7000원, 중‧고교생과 군인(사병) 6000원, 어린이(7세~초등학생) 5000원,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3500원이다. 6세 이하 영유아의 경우 무료이지만 천체투영실 관람 시 좌석이 배정되지 않아
보호자가 안고 있어야 한다. 별마로천문대는 하절기(4~9월)는 오후 3~11시, 동절기(10~3월)는 오후 2~10시 문을 열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운영 시간 내에는 천문 관측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천체투영실과 천체관측실을 제외한
실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 정상은 석양과 영월읍 야경 전망 명소로도 유명하다.